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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 1분기 매출 감소…기업별 '속사정'은?

제니122 2025. 6. 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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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1분기 실적 ‘빨간불’

2025년 1분기,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들의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의약전문매체 피어스파마(Fierce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상위 25개 제약사 중 7곳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비아트리스(Viatris), 화이자(Pfizer), 오가논(Organon),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리제네론(Regeneron), MSD(머크),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로, 모두 미국 본사를 둔 회사다.

 

다국적 제약사 1분기 매출 감소…기업별 '속사정'은
다국적 제약사 1분기 매출 감소…기업별 '속사정'은

 

 

 

매출 하락 폭이 가장 컸던 비아트리스

비아트리스는 2020년 화이자의 특허만료 의약품 부문인 ‘업존(Upjohn)’과 마일란(Mylan)의 합병으로 출범한 제약사다. 그러나 출범 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공장 매각 등의 여파로 매출이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로 보고 있으며, 전반적인 구조조정 기조가 여전히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팍스로비드 매출 급감, 화이자의 실적 부담

화이자의 매출 하락(8%)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Paxlovid)의 판매 급감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올해 1분기 팍스로비드 매출은 4억9100만달러(약 66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76%나 급감했다. 여기에 혈전 치료제 엘리퀴스(Eliquis)도 판매량이 4% 감소했다. 특히 엘리퀴스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향후 실적에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오가논, 여성 건강 부문 악재

오가논은 MSD에서 분사된 여성 건강 중심 제약사다. 분사 초기 기대를 모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은 7% 하락했다. 여성 호르몬제 및 피임약 등 주요 제품군의 매출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신제품 개발과 신흥 시장 확장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아직 본격적인 실적 반영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 특수 끝난 MSD·길리어드

MSD의 경우 코로나 치료제 라게브리오(Lagevrio)의 매출이 71% 감소하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HPV 백신 ‘가다실(Gardasil)’ 매출이 중국 내 수요 감소로 인해 41% 급감한 데 있다. 길리어드도 코로나19 치료제 베클루리(Veklury)의 매출이 45% 감소했지만, HIV 치료제 성장세 둔화(6%)와 항암제 매출 하락(4%)이 더 크게 작용했다.

 

 

 

 

BMS, 주요 항암제 매출 급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지난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올해 1분기에는 6%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주요 원인은 혈액암 치료제인 레블리미드(Revlimid)와 포말리스트(Pomalyst)의 실적 악화다. 특히 레블리미드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4% 감소한 9억3600만달러(약 1조3000억 원)의 매출에 그쳤다. 특허 만료와 제네릭 경쟁이 본격화된 영향이 크다.

 

리제네론, 안질환 치료제 경쟁 격화

리제네론은 지난 몇 분기 동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매출이 4% 감소했다. 바이엘과 공동 개발한 안질환 치료제 아일리아(Eylea)의 매출 감소가 주요 요인이다. 이는 로슈의 경쟁 약제 바비스모(Vabysmo) 같은 신약의 등장으로 시장 점유율을 일부 빼앗긴 데 따른 결과다.

 

 

 

 

반면 성장세 이어간 일부 미국 제약사

모든 미국 제약사들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 암젠(Amgen), 애브비(AbbVie) 등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 일라이 릴리는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와 젭바운드(Zepbound)의 매출이 급증하며, 전년 대비 무려 45% 성장해 상위 25개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 암젠은 호라이즌 테라퓨틱스 인수 이후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에 성공하며 9% 성장했다.
  • 애브비는 자가면역 치료제 휴미라(Humira)의 특허 만료 여파를 스카이리치(Skyrizi)와 린버크(Rinvoq)로 효과적으로 상쇄하면서 8% 매출 증가를 이뤘다.

정리: 정치보다 제품별 요인이 더 컸다

이번 1분기 실적을 종합적으로 보면,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관세 압박이나 바이든 행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지만,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은 제품 수명 주기, 특허 만료, 시장 수요 변화, 신제품 출시 여부 등 기업 내부 요인이 더 컸다. 제약 산업의 특성상 하나의 블록버스터 약물이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만큼, 각 사의 전략적 제품 운용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향후 실적 회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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