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궁금증

여전히 위고비 찾는 사람들… 처방 현실은?

제니122 2025. 4. 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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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로 주목받는 ‘위고비(Wegovy)’. 작년 10월 국내 출시 직후 품귀 현상을 일으켰고, 비대면 처방이 금지되며 대면 진료가 의무화되었지만, 여전히 위고비에 대한 ‘무분별한 처방’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가 서울 시내 병원 네 곳을 직접 방문해 진료를 받아본 결과, 놀라운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여전히 위고비 찾는 사람들… 처방 현실
여전히 위고비 찾는 사람들… 처방 현실

 

 

위고비, 어떤 약인가요?

위고비는 GLP-1 유사체로, 뇌의 식욕 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비만 치료제입니다. 의학적으로는 그 효과와 안정성을 인정받았지만, 초기 용량 조절을 잘못하거나 과용하면 심각한 부작용(구토, 복부 팽만감, 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수입니다.

 

처방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만 위고비 처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BMI 30kg/㎡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BMI 27~30kg/㎡ 사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이 기준은 위고비의 오남용을 막고, 필요한 환자에게만 안전하게 제공되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A의원: "높은 용량 원하세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의원에서는 BMI나 체중 측정도 없이 1분 만에 처방이 끝났습니다. 의사는 병력만 간단히 물은 뒤 곧장 부작용 설명과 함께 고용량 처방을 제안했습니다. 기자가 “처음부터 높은 용량을 받고 싶다”고 하자, “그럼 가장 높은 단계로 드릴게요. 부작용은 책임지지 않아요”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는 의학적 원칙을 무시한 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B의원: “그건 욕심이에요”

두 번째로 방문한 B의원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진료는 1분 남짓으로 끝났고, BMI 확인은 없었습니다. 기자가 고용량 투여를 요청하자, 의사는 “그건 욕심”이라며 0.25mg 한 펜만 처방해줬습니다. 처방 용량은 제한했지만, 진료는 여전히 형식적이었습니다.

 

C의원: 45초 만에 처방 완료

가장 짧은 진료 시간은 C의원이었습니다. 고작 45초 만에 처방이 끝났으며, 병력을 묻는 것 외에 비만 여부나 BMI 확인은 없었습니다. 안전한 투약을 위한 기본 확인 절차조차 생략된 셈입니다.

 

 

 

 

D의원: 유일하게 기준 지킨 병원

네 번째로 방문한 D의원만이 기자에게 키와 체중을 확인하고, BMI를 계산해 처방 가능 여부를 평가했습니다. 또한 기자의 “고용량 가능 여부” 질문에 “초기 투여는 무조건 0.25mg”이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유일하게 처방 기준을 제대로 지킨 병원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무분별한 대면 처방의 위험성

정부는 위고비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비대면 처방을 금지했지만, 실제로는 대면 진료에서도 기본 처방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 곳 중 세 곳은 BMI 측정 없이 약을 처방했고, 일부는 고용량을 먼저 투여할 수 있다는 위험한 제안도 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위고비를 단순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로 이어질 수 있으며, 비만 치료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1분 진료, 괜찮을까?

위고비는 단순한 다이어트 약이 아니라, 의학적 근거에 따라 투여되어야 할 전문 치료제입니다. 기자의 경험처럼 ‘1분 컷’ 진료로 처방된다면, 환자의 상태나 병력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중대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위고비는 체내에 축적되어 작용하는 약물이므로, 환자의 과거 병력, 현재 복용 중인 약, 만성질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용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올바른 위고비 사용 문화 필요

위고비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대면 처방을 금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대면 진료 기준을 강화하고 의료진의 책임감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합니다.

또한 환자 스스로도 위고비가 단순한 다이어트 보조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의사의 정확한 진단 하에 투약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정부와 보건 당국은 위고비의 올바른 사용법과 부작용, 적응 방법 등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오남용을 막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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