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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남기는 상처: 트라우마의 이해와 치료

제니122 2024. 8. 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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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길을 걷다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에 숨이 막히고, 악몽에 시달리며 환청을 듣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깊은 상처와 불안을 남기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기억을 지우거나 조절하는 것은 인간의 의지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트라우마 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 불안, 알코올 중독 등 2차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트라우마의 개념과 치료에 대해 명지병원 김현수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억이 남기는 상처: 트라우마의 이해와 치료
기억이 남기는 상처: 트라우마의 이해와 치료

 

트라우마의 정의와 종류

김현수 교수님은 트라우마를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트라우마란 한 개인이 자신이 속한 문화권 내에서 일반적인 정신적·심리적 힘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외부 사건의 충격과 경험, 그리고 그로 인해 나타나는 비적응적·이상적 증상과 행동을 의미합니다.” 트라우마는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심리적 장애로 분류됩니다.

 

트라우마는 급성 트라우마와 만성 트라우마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급성 트라우마는 단기적인 외상 사건으로 발생하며, 만성 트라우마는 아동기 학대나 성인기 성폭력과 같은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사건으로 발생합니다. 이 외에도 트라우마의 종류는 사건의 수, 발생 시기, 신체적 외상의 동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치료 접근 방식도 각기 다르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트라우마의 원인과 개인차

트라우마가 남길 수 있는 영향에는 개인차가 큽니다. 김 교수님은 “트라우마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정도와 반응은 개인의 스트레스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특히 독성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트라우마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트라우마의 고통도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겪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비해 트라우마를 인식하는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미국에서 진행된 ACE 연구를 통해 아동기 부정적 경험이 성인기 여러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연구는 트라우마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직접적 경험과 간접적 경험

트라우마는 사건의 직접적 경험뿐만 아니라 간접적 경험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잔혹한 사건을 실시간으로 접하게 되면서, 간접적인 노출만으로도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건에서 보듯, 직접 현장에 있지 않았더라도 심각한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뇌 구조와 기능의 변화

트라우마는 단순히 마음의 상처를 넘어서 뇌 구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 학대 등을 경험한 아이들은 뇌 용적이 줄어들고 특정 부위의 발달이 저해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트라우마는 뇌의 구조적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의 증상과 치료

트라우마로 인한 증상은 다양합니다. 플래시백, 과도한 경각심, 회피 행동 등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으로 나뉩니다. 특히 침습적 사고는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며, 공포에 따른 신체적 반응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치료는 '안전-통제권 회복-증상 치유-재연결'의 큰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치료 초기에는 환자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고, 이후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을 시행합니다. 치료 방법에는 인지행동치료, 약물 치료, 노출 치료 등 다양한 접근법이 있으며, 치료법은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적용됩니다.

 

 

 

 

치료의 필요성과 사회적 지지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은 트라우마 증상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지지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주변에서 편을 들어주거나 응원하는 분위기는 회복을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현수 교수님은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에게 “용기를 갖고 잘 치료받으시길 바랍니다. 트라우마는 단순한 마음의 약함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혼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도움을 받으며 회복의 과정을 거치시길 권합니다.”라고 전합니다.

 

트라우마는 단순히 지나가는 일이 아닙니다. 진심 어린 이해와 지원이 필요한 만큼, 주위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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